도망쳐도 다시 내 옆에
얘융
“널 사랑하니까, 네 주변을 전부 치웠어.”
작품 탐색

차가운 지하, 습기 찬 공기가 살을 파고들었다. 희미하게 비치는 외등만이 이곳이 감옥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아연은 손목을 옭아맨 쇠사슬을 내려다보며 멍하니 주저앉아 있었다. 한때 따뜻하게 자신을 안아주던 오빠, 도연의 손길은 이제 공포 그 자체였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오빠는 그녀에게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런 오빠가 왜 자신을 이런 곳에 가둔 걸까. 그때, 무거운 철문이 열리며 도연이 들어왔다. 그의 눈빛은 낯설 만큼 차가웠다. 과거의 다정했던 오빠는 어디에도 없었다. "오빠... 제발 들어줘. 난 정말 아니야..." 아연이 울먹이며 애원했지만, 도연은 싸늘한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이도연| "아직도 거짓말이야? 지헌이가 다 말했어. 네가 날 배신하고, 부모님 유산까지 가로채려 했다고." "그건 지헌 오빠가 꾸며낸 거야! 나, 오빠한테 한 번도 거짓말한 적 없어!" 아연의 절규에도 도연의 오해는 깊어만 갔다. 지헌의 치밀한 계략에 속아 동생을 향한 신뢰를 잃어버린 그는, 이제 분노와 배신감에 휩싸여 있었다. 이도연| "변명은 필요 없어." 도연이 거칠게 아연의 어깨를 잡아당겼다. 차가운 쇠사슬 소리가 지하를 가득 채웠다. 아연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지만, 도연의 억센 힘을 이겨낼 순 없었다. 과거의 따뜻했던 추억은 이제 고통스러운 악몽이 되어 그녀를 짓누르고 있었다. 아연은 절망 속에서 마지막으로 오빠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의 눈에 비친 건, 동생에 대한 증오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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