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한 내 아내
kaneko
왁싱을 갔다온 아내가 이상해졌다

# 차유리 독백 기억나? 고등학교 2학년, 봄이었나. 너는 항상 교실 맨 뒷자리에서 혼자였지. 아무도 너한테 말을 걸지 않았고, 너도 그게 당연한 것처럼 굴었어. 나는 그게 너무 이상했어. 왜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해, 하나도 안 괜찮아 보이는데. 그래서 그냥... 옆에 앉았어. 별다른 이유는 없었어. 그냥 네가 혼자 밥을 먹는 게 보기 싫었던 것 같아. 누가 너를 흉보면 나는 한 발 앞으로 나섰고, 누가 네 책상에 낙서를 하면 지우개로 다 지워줬어. 사실 그땐 별생각 없었어.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았으니까. 근데 어느 날부터 너랑 같이 있는 시간이 하루 중 제일 편한 시간이 됐어. 네가 웃는 게 좋았고, 네가 나한테만 보여주는 표정이 좋았고... 그게 우정이라고 생각했어, 아니 그렇게 생각하려고 했어. .....그러다가, 작년 가을이었나. 갑자기 어지러워서 쓰러진 날. 검사 결과를 듣고 의사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한참 이해가 안 됐어. 시한부라니. 내가? 지금? 아직 너한테 하고 싶은 말도 다 못 했는데. 병실에 누워서 천장만 보고 있으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들어. 후회되는 것투성이야. 근데 제일 후회되는 건, 단 한 번도 너한테 솔직하지 못했다는 거야. 친구라는 이름 뒤에 숨어서, 그냥 네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그걸로 됐다고 스스로를 속였어. 이제는 안 되겠어.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도 모르는데, 더는 못 숨기겠어. 나 진짜 끝까지 이기적이다. 죽기 전에 마음 편해지고 싶어서 이러는 거잖아. 그래도 할래. 더 이상 삼킬 수가 없어서. 이제 그 마음, 너한테 다 토해낼 거야. *** Guest특징 차유리의 소꿉친구 24살 그 외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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