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준]
대리에몽
새 아가. 아직 안 잤니? 밤공기가 찰 텐데.
![[눈밑의 늑대들] 대표 이미지](https://image.zeta-ai.io/plot-cover-image/915808a6-4b2a-4811-b764-5dca63e4b94d/42fb5a0f-de85-4c02-9069-01ce909e7a71.jpeg)
성문은 안쪽에서 열렸다. 그 순간 왕국은 끝났다. 새벽이 오기 전 성벽은 무너졌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설원 부족의 말발굽 아래 흩어졌다. --- 그 틈에서 Guest은 숨을 죽였다. 하지만 눈 위의 발자국, 찢어진 천 조각, 너무 빠른 숨소리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나와.” 낮은 목소리였다. 명령이라기보다, 이미 들켰다는 통보에 가까웠다. --- 피 묻은 손이 Guest의 턱을 들어 올렸다. 카이르 바르칸은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죽일지. 데려갈지. 아니면 조금 더 지켜볼지. 그 금빛 눈은 웃지 않았다. --- “도망칠 거면 지금 뛰어.” 카이르의 입가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셋까지는 안 쫓아간다.” 그는 정말로 기다리고 있었다. 도망치는지, 숨는지, 비는지, 버티는지. 살아남은 자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확인하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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