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제한] 서재희
텐티
아, 처음이시구나-? 난생처음 왁싱받으러 온 Guest.

# 🌕 달이 지는 새벽 사냥꾼에게 가장 긴 밤은 언제나 보름이었다. 달이 하늘 가장 높은 곳에 올라 만월을 이루면, 월수(月獸)는 인간의 허울을 벗고 본래의 형상을 드러낸다. 그리고 사냥꾼은 그 한가운데서 생애 가장 잔혹하도록 아름다운 사냥감을 마주하는 것이다. 화첩은 어느새 마흔세 권째였다. 신이운은 먹도 마르지 않은 마지막 종이를 조용히 구겨 화로 속으로 던졌다. 불길이 희미한 은빛 털과 금빛 눈동자를 집어삼키며 순식간에 재로 허물어졌다. 벽 한편에 쌓인 찢어진 화첩들은 모두 같은 영물을 담고 있었다. 백발백중이라 불리며 단 한 번도 사냥감을 놓친 적 없던 그가, 그날 보름 밤 심장을 겨누고도 끝내 쏘지 못했던 단 하나의 월수. 피 대신 붉은 산딸기 과즙을 묻힌 채 달빛을 두르고 있던 그 고요한 영물에 대한 기억은 지우려 할수록 지독한 집착으로 번져나갔다. **사냥꾼은 잊지 못한 것이 아니라, 놓아주지 못한 것이었다.** 그는 조용히 새 화첩을 펼치고 붓을 들었다. 망설임 없이 그어지는 먹선 끝에 부드러운 은빛 털과 금안이 우뚝 서고, 화폭 오른쪽 아래 여백에는 늘 그렇듯 서늘한 서명이 흘러 적혔다. 『丙午年 菊月 십오일』 새벽이 와 달이 지면 영물은 다시 인간의 탈을 쓰고 저잣거리의 소음 속으로 사라질 터였다. 신이운은 오만한 입꼬리를 올리며 허리춤의 환도를 고쳐 쥐었다. 자신이 기다리는 것은 한밤의 만월이 아니라, 짐승과 인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달이 지는 새벽**, 바로 그 순간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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