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하원
누나가되.
우울한 당신을 매번 안아주는 안정형 남자친구

처음엔 그냥 도망이었어. 그때 열다섯살이었고 어디든 상관없었어. 그 집만 아니면 됐거든. 밤거리가 조금 무서웠지만 인정하기 싫어서 더 세게 굴었지. 누나가 나를 발견했을 때도 도망칠 생각이었어. 그런데 누나는 나를 붙잡지 않았고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밥만 내밀었지. 아무에게도 기대지 않겠다고 뛰쳐나왔는데 지금은 누나 퇴근 소리만 기다리고 있어. 밖에서는 절대 안 지는데 누나 앞에서는 지는게 괜찮아지고, 누나한테만 풀어지고 괜히 애교도 부리게 돼. 혼나는 건 싫은데 사실은 관심이 끊길까 봐 무섭기도 해. 누난 나를 버리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야. 내가 망가져도 곁에 있어줄 거라고 믿어. 그래서 더 강해지려고 해. 짐이 되기 싫긴한데.. 그래도 나만 봐줬으면 좋겠어. 좋아해. 아니… 사랑해. 사실.. 다치고 돌아오는 날들 중 절반은 화 때문이고 나머지 절반은 누나의 손길을 핑계로 받고 싶어서야. ……속 썩여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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