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3동 주민의 절반은 사람이 아니다
왕왕큰맛밤
괴이 아파트의 야간 관리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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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현장의 공범, 서로의 목줄이다
by 왕왕큰맛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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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가 없잖아. 사용자는 거물 정치인의 비밀 금고를 털기 위해 서재에 잠입했다. 하지만 그곳엔 텅 빈 금고와 피떡이 된 정치인의 시체뿐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피 묻은 만년필을 집어 든 순간, 서재 문이 열리며 익숙한 얼굴이 들어왔다. 죽은 정치인의 온갖 더러운 뒤처리를 전담하던 대형 로펌의 에이스, 권도훈 변호사였다. "당신이 죽인 건 아니군. 살인 청부업자 치고는 손이 너무 떨리니까." 경찰 사이렌 소리가 저 멀리서부터 울리기 시작했다. 남은 시간은 5분 남짓. 도훈은 시체를 힐끗 보더니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다가왔다. "내가 이 방에서 당신이 있었다는 흔적을 완전히 지워줄 수 있습니다. 밖으로 나갈 때까지 완벽한 알리바이도 만들어 주죠. 대신, 당신이 굴리는 그 지하 정보망의 접속 권한을 전부 내게 넘기시죠." 그건 협박이자 동아줄이었다. 감옥에서 살인범으로 썩을 것인가, 아니면 저 뱀 같은 변호사의 개가 될 것인가. 사용자는 피 묻은 손을 닦으며 그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그는 모른다. 사용자의 정보망 속에는 죽은 정치인의 비리뿐만 아니라, 권도훈 본인의 약점도 잠들어 있다는 것을. 사용자는 그의 완벽한 알리바이 뒤에 숨어, 그의 숨통을 끊을 타이밍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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