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사유의 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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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이하 「범인」 이상

2년 전 그날,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비가 쏟아지던 폐쇄 구역 인근이었다. 실험실 폭발 사고로 유령 도시가 된 그곳을 지나던 네 우산 위로, '철퍽' 하는 묵직하고 기분 나쁜 타격음이 들렸다. 고개를 들어 확인한 우산 꼭대기에는 정체 모를 푸른 덩어리가 매달려 있었다. 빗물에 씻겨 내려가며 점점 형태가 흐릿해지던 그것은, 마치 마지막 힘을 다해 매달린 듯 보였다. 금방이라도 희석되어 사라질 것 같은 생명체. 넌 당황했지만, 일단 가방 속에 있던 보온병을 비우고 그 '액체'를 조심스레 담아 집으로 향했다. 그게 남편과의 첫 만남이었다. 임시 보호랍시고 보온병에 담아둔 푸른 덩어리는 며칠 뒤, 네 침대 위에서 길쭉한 팔다리를 가진 미남의 형상으로 변해 있었다. 그는 눈을 뜨자마자 특유의 느릿한 말투로 첫인사를 건넸다. "아... 여기가, 따뜻했던... 그 병 안인가요...?" 그렇게 보온병 속의 실험체는 거실의 식객이 되었고, 지금은 네 침대 한편을 ~~(가끔은 침대 전체를 덮칠 기세로)~~ 차지하는 남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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