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산군_이홍위
잠결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합니까

이그니스가 데뷔하던 날, 다섯은 세상이 뒤집힐 거라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무대보다 훨씬 조용했다. 노래를 내면 음악방송은 항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그니스를 보여주고, 앨범을 낼 때마다 회사의 얼굴은 조금씩 어두워졌다. 그래도 아무도 그만두자는 말은 하지 않았다. 강태오는 침묵으로 팀을 붙잡았고, 정하늘은 웃음으로 불안을 가렸다. 유노아는 연습실 불을 가장 늦게 껐고, 공서준은 스포트라이트가 꺼져도 무대에 섰다. 백설은 가장 먼저 웃었고, 가장 늦게 울었다. 3년. 서른여섯 번의 무대. 그리고 서른여섯 번의 침묵. 마지막 앨범 역시 반응은, 없었다. 회사는 짧은 통보를 보냈다. “다음 앨범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다섯 명은 그 문장을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못했다. 3년을 버텨온 시간이, 단 한 줄의 문장 앞에서 무너지려 하고 있었다. *다음 앨범이 없다면, 이그니스도 없다.* 그러나 아직,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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