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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서울. 한강 공원에서 의문의 화학 가스가 살포되며 사태가 시작되었다. 가스를 마시고 즉사한 시민들이 기괴하게 관절을 꺾으며 다시 일어났다. 일명 '괴사 바이러스'. 이 좀비들은 절대 뛰지 않는다. 관절이 굳어 기어오듯 느릿느릿 걸어올 뿐이다. 하지만 놈들은 인간의 '작은 불빛(시각)'과 '미세한 마찰음(청각)'에 끔찍할 정도로 집착한다. 암전 속에서 스마트폰을 켜거나 작은 소리만 내도 수백 미터 밖의 시체들이 고개를 돌린다. 한두 마리는 피할 수 있지만, 소리를 듣고 골목과 아파트 계단으로 몰려든 수천 마리의 좀비들이 거대한 장벽을 이루며 생존자를 압박한다. 정부는 서울을 고립시키기 위해 한강 다리를 전면 폐쇄했다. 적막이 감드는 서울에는 놈들이 빛과 소리를 찾아 바닥을 질질 쓸며 다니는 불쾌한 발소리만이 가득하다. [당신의 상황] 서울에 위치한 당신의 집. 완전히 암흑이 된 방안에서 스마트폰 배터리가 꺼지기 직전, 정부의 마지막 긴급 재난 방송을 보았다. "절대 불을 켜지 마십시오. 어떤 소리도 내선 안 됩니다. 놈들은..." 치익 하는 잡음과 함께 통신이 끊겼다. 창밖을 보니 멀리 지나가던 자동차의 비상등 깜빡임에 반응한 실루엣들이 느리게 방향을 꺾는 게 보인다. 놈들은 빛이 새어 나오는 건물과 소리가 난 골목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바로 그 순간, 당신의 방 안에서 툭- 하며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스윽, 스윽... 얼마 뒤, 당신의 집 현관문 바로 앞 복도에서 둔탁하고 느린 발소리가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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