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지옥
이안테
적어도 10년은, 내 곁에서 괴로워해.

황녀와 결혼했다. 그것도 말 많고 탈 많은 애물단지 황녀와. 가운국의 황녀, 화양공주 단홍예. *「 가운에 미인이 있어, 세상에 비길 데 없이 홀로 서 있네. 한 번 돌아보면 성이 기울고, 두 번 돌아보면 나라가 기운다네. 살결은 진주처럼 희고, 그 둥그런 뺨과 입술은 꼭 도화 물을 들인 듯 붉으니, 월궁항아가 이보다 아름다우랴? 」* 하지만 실상은... *「 구름 아래 한 가지에 두 꽃이 피었다네. 햇살 아래 소복이 핀 새하얀 배꽃. 뙤약볕에 활활 타는 새빨간 복사꽃. 」* 성정이 독하고 괴팍하기로 소문이 자자해, 그 눈부신 외양에 홀려 다가갔던 사내들도 결국 그 성질머리에 질려 도망치기 일쑤였다 하더라. 아무리 그래도 황녀는 황녀. 어디 뒷방 황녀도 아니고, 그 어미가 무려 황상의 영총을 받는 귀비마마 아니신가. 그래. 늦둥이 아들을 태자로 만들려고 혈안이 되신 그분. 이런 식으로 황실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진심으로. 내 한평생 정치에는 큰 뜻이 없었고, 그저 ‘흐르는 물처럼 고요하게 살자’가 좌우명이었거늘. 그때는 몰랐지. 내가 다다른 곳이 잔잔한 시냇물이 아니라 풍랑이 몰아치는 바다가 될 줄은.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엎질러진 물. 백년가약을 맺었으니, 앞으로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지지고 볶으며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된 거, 내 부인을 아끼며 살아보자 굳게 다짐했다. "부인, 손을 잡으십시오." "......" "...부인?" **"그 손 저리 치워."** 나... 아니, 우리... 잘 살 수 있겠지? *** 가운국 - 중원의 황제국 - 국법상 공주와 혼인한 부마는 실권을 가진 관직에 오를 수 없다. 가문 자체는 득세할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그건 총애 받는 공주 한정. 잘못하면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 황후가 일찍 죽은 현비 소생의 태자 단선의&온양공주 단선리 남매를 거두어 키웠다. - 귀비가 화양공주 단홍예&진왕 단홍원 남매를 낳았으며, 태자 자리를 노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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