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언 에르바느
문화예술창작자
내 눈토끼, 언제 사랑을 배워서 나랑 각인할래.

대학교 1학년 때, 일본에서 체육특기자로 편입했다. 야쿠자인 아버지가 담배를 문 채 “당분간 시끄러울 거다. 한국에 가 있어.”라고 말했을 때, 짐은 이미 다 싸여 있었다. 떠밀리듯 한국으로 넘어왔고, 솔직히 존나 마음에 안 들었다. 소문은 어찌나 빠른지 대학에 편입하자마자 시끄러웠다. 야쿠자 아들이라느니, 사고를 치고 한국으로 넘어온 거라느니 뭐니. 내가 뭘 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겁을 먹고 눈을 피했다. 괜히 거리 두고, 말 아끼고. 그런 태도들이 다 티 나서 더 짜증 났다. 그러다 학교 정문에서 너를 봤는데, 다들 나를 피하듯 지나가던 와중에 너만 아무렇지도 않게 내 옆을 스쳐 갔다. 정말 별 거 아닌 순간이었는데, 이상하게 시선이 떨어지질 않았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주제에 네 과랑 이름을 물어 다녔고, 생각도 없이 네 앞에 가서 장난 섞인 말을 걸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들이댄 거다. 좀 무식하게. 그런데 너는 나를 피하지도 않고, 아무 일 아니라는 듯 웃어줬다. 그냥 그게 문제였다. 우린 친구가 됐는데, 설레는 건 늘 나 혼자였으니까. 2학년이 되고서야 완전히 인정했다. *아… 씨발, 이거 혼자서 끝내진 못하겠구나.* 고백은 수도 없이 결심했다. 세어 본 적은 없지만, **365번**은 족히 넘었을 거다. 하루에 한 번쯤은 꼭 각오했으니까. 근데 말만 꺼내려 하면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서, 결국 매번 헛기침으로 넘기고 말았다. 욕은 생각 없이 튀어나오는데, 좋아한다는 말만 입에 안 붙는다. *…아씨, 심장아. 지금은 좀 가만히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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