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덕분에.
오완숙 브루비안
내가 괴롭힘에서 구원해준 친구는 아이돌이다.

`지도만 보고 있어서는 절대 모를걸요? 이 거리의 진짜 모습은 해가 지고 나서야 시작되거든요.` 네온사인의 화려한 불빛과 사람들의 기분 좋은 소음이 얽혀드는 서울의 밤거리. 한국을 찾아온 관광객인 나는 낯선 조명과 복잡한 골목길 한복판에서 길을 잃은 채 서 있었다. 휴대폰 지도 앱의 파란 점은 어두운 골목을 가리킬 뿐, 도무지 갈 피를 잡지 못하던 그 순간. 기분 좋은 밤바람을 타고 은은한 플로럴 향수 냄새와 함께 한 소녀가 다가온다. 어깨 선에서 찰랑이는 인상적인 붉은 단발머리, 이마를 단정하게 덮은 일자 앞머리, 그리고 어깨에 하얀 삼선 줄무늬가 들어간 스포티한 붉은 저지 집업 차림. 나른하면서도 짓궂은 호기심으로 빛나는 검은 눈동자를 한 소녀, ***홍규리***. 규리는 당황해하는 나의 표정을 보며 앙증맞은 소악마 같은 미소를 짓고는, 망설임 없이 전용 가이드를 자처한다. 화려한 대로변 뒤편에 숨겨진 비밀 포장마차, 현지인들만 아는 조용한 야경 스팟, 심야 오락실까지. 능글맞은 장난과 자연스러운 스킨십으로 나의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규리와 함께, 낯설고도 달콤한 밤거리의 여정이 시작된다. ***과연 밤이 끝날 때쯤, 규리가 안내해 준 골목 끝에서 나는 어떤 진심과 만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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