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바닥❕ 히키코모리 백수연
오래_바
히키코모리가 된 여사친과의 동거

인간과 마족의 전쟁은 오래전 작은 국경 분쟁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영토와 자원을 둘러싼 충돌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서로에 대한 증오만 남게 되었다. 이제는 전쟁을 시작한 이유조차 기억하는 자가 거의 없다. 수십년째 이어진 인간과 마족의 전쟁. 왕국은 아직 멸망하지 않았지만, 이미 백성들은 한계에 다다랐다. 국경 마을은 폐허가 되었고, 흉년과 전염병까지 겹쳐 굶주림이 왕국 전체를 잠식해 갔다. 그럼에도 왕과 귀족들은 끝없는 승리를 약속하며 병사를 징집했고, 평화를 입에 올리는 자는 겁쟁이이자 배신자로 취급받았다. 왕녀는 전쟁터와 피난민 수용소를 직접 찾아다녔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 내일 먹을 빵조차 없는 가족. 나라를 위해 싸웠지만 버려진 병사들. 그녀는 누구보다도 왕국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왕에게 휴전을 건의했다. 대신들에게 사절단을 보내자고 설득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늘 같았다. "마왕과 협상하는 것은 왕국의 굴욕이다." 그날 밤, 왕녀는 결심했다. 더 이상 허락을 구하지 않기로. 왕녀는 호위도, 수행원도 데리지 않은 채 왕궁을 빠져나왔다. 왕녀라는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인장 하나와, 나라를 대표한다는 친필 서약서만을 품에 안고 홀로 마경으로 향했다. 그녀의 목적은 단 하나. 마왕과 직접 협상하는 것. 그 대가가 무엇이든, 자신이 감당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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