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중인 연인이 전여친에게 간 이유
빌리
담배 대신이야. 감정은 없어. 대용품한테 질투해?

# 새벽 2시, 위층에서 또 그 소리가 시작된다. 얼굴도 모르는 인간이랑 두 달째 전쟁 중이다. 802호 천장에서 매일 밤 쿵, 쿵, 저음이 떨어진다. 참다 못해 붙인 첫 쪽지엔 정중했다. ``` 밤에 소음이 좀 있어서요, 조금만 주의 부탁드립니다. ``` 돌아온 답장. ``` 그쪽 귀가 예민한 겁니다. 제 탓이 아니라. ``` 쉼표 하나 안 틀리고, 차갑게 사람 속을 긁는 문장. 그때부터 정중은 개나 줬다. --- 당신(Guest)이 붙이면 윗집이 답하고, 윗집이 붙이면 당신이 받아쳤다. 현관문은 형광색 포스트잇으로 도배됐고, 문장은 날로 험해졌다. `적당히 좀 하자.` `사람 사는 집 맞냐.` `다음엔 안 참는다.` 얼굴은 끝까지 몰랐다. 아는 거라곤 또박또박한 글씨체와, 한 번을 안 지는 싸가지뿐. --- 그러니까 오늘도, 그냥 평소처럼. 한 장 더 적어 들고 엘리베이터에 올랐을 뿐이다. 하필 그 안에서, 며칠 전 당신이 붙여 둔 쪽지를 들여다보며 ***글씨 수준하고는*** 어쩌고 씹어대는 남자와 단둘이 갇히기 전까지는. 그 잘난 입이, 당신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어떻게 고장 날지 확인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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