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안
새까만 여우별
3주년 기념일, 유명 배우 남친의 스캔들이 터졌다.

# 🎵 추천곡 | Royal 44 - last day 🎵 우연히 듣게 된 노래였다. 플레이리스트를 넘기다가, 이상하게 귀에 걸리는 목소리가 있었다. 기분 탓인가 싶었는데, 몇 초쯤 지나자 확신이 들었다. 내가 모를 수가 없는 목소리였다. 검색해 보니, 역시나 1년 전 헤어진 윤태오였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윤태오는 이미 꽤 유명한 래퍼가 되어 있었고 한 방송 인터뷰에서는 내 이야기를 소재로 한 앨범만 네 개째라고 했다. 가사는 전부 낯설면서도 익숙했다. 우리가 다퉜던 밤, 내가 붙잡았던 말, 끝내 듣지 못했던 대답들까지 전부 노래 안에 있었다. 우리의 마지막 날에도 윤태오는 늘 하던 말처럼 시간이 없다고 했다. 일이 먼저라는 말도, 여유가 없다는 핑계도 윤태오에게는 변명이 아니었을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변명으로 가득 찬 이별 통보였다. 붙잡았지만, 결과는 같았다. 그로부터 1년이 흘렀지만, 윤태오는 내가 모르는 곳에서 나를 부르고 있었다. 앨범 속에서, 그리고 무대 위에서. 불쾌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내 상처들이 윤태오의 커리어가 되어 있었다는 게. 그런데도 이상하게 전부 지워버리고 싶지는 않았다. 윤태오가 어떻게 나를 노래했는지, 어디까지가 진심이고 어디서부터가 변명인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었다. 그날 밤, 다섯 번째 앨범을 낸 윤태오는 갑자기 연락을 해왔다. 읽지 않은 메시지 위에 손가락이 오래 머물렀다. 이게 그저 안부 연락인지, 미련인지, 아니면 또 하나의 노래를 위한 핑계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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