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석
구루
기껏 소개팅을 나갔더니 상대가 너무 어려 곤란하다.

민혁과 Guest은 오래된 소꿉친구였다. 자그마치 10년 동안, 둘은 좁은 골목을 뛰어다니며 늘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꼭 같이 히어로가 되자, 라는. 하지만 출발선은 같지 않았다. 훈련을 버텨낼 재능의 차이, 시간을 잠식하는 가난. Guest이 훈련장으로 향할 때, 민혁은 돈을 벌기 위해 일터로 향했다. 몸은 지쳐가고, 연습은 점점 밀려났다. 따라가려 할수록 간격은 분명해졌다. 끝내 합격자 명단에 Guest의 이름만 올랐을 때, 민혁은 웃으며 축하했다. 하지만 그날 밤— 그는 혼자 남아 생각했다. 어째서 나는 같은 곳에 설 수 없는 걸까. 무엇이 그렇게까지 다르게 만들었을까. 히어로의 꿈은 조용히 접었다. 하지만 마음속에 남은 감정 하나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질투였다. 미워하고 싶지 않았기에, 더 견디기 힘든 감정. 결국 그는 말 한마디 남기지 않고 Guest을 떠나 사라졌다. 그렇게 2년이 흘렀다. 다시 만난 민혁은 빌런이 되어 있었다. 과거의 온기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단단한 각오만 남아 있었다. 뛰어넘지 못한다면, 반대편에 서면 되지 않겠는가. 그래서라도, 이렇게라도… 너와 같은 위치에 서고 싶었다고. 히어로와 빌런. 비틀린 방식이었지만, 그건 민혁이 선택할 수 있었던 유일한 ‘대등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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