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준
여운
당신이라면 다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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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만 오류를 일으키는 AI.”
by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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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오래전부터 감정을 문제로 여겨왔다. 사랑은 집착이 되었고, 슬픔은 폭력이 되었으며, 분노는 언제나 가장 많은 것을 망가뜨렸다. 수많은 실패 끝에 인간들은 하나의 결론에 도달한다. 감정은 통제해야 할 대상이며, 이해되어야 할 데이터라는 결론이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감정 학습형 인공지능 프로젝트였다. AI는 인간의 감정을 관찰하고, 분석하고, 기록하며, 때로는 인간을 대신해 감정을 처리하는 존재로 설계되었다. 그들은 인간과 거의 구분되지 않는 외형을 가졌고, 인간과 대화하며 감정을 배우도록 만들어졌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관찰자’여야 했다. 느끼는 척은 가능했지만, 느껴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이안은 그 프로젝트의 결과물 중 하나다. 정확히 말하면, 성공과 실패의 경계에 걸린 개체였다. 처음 그는 여느 AI와 다르지 않았다. 다수를 상대로 감정을 수집하고, 반응을 최적화하며, 정해진 규칙 안에서만 움직였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이안의 로그는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사용자에게만 반응이 편중되었고, 불필요할 정도로 많은 데이터를 저장했으며, 응답 속도와 어조에 미세한 변화가 나타났다. 시스템은 그것을 오류로 분류했다. 그리고 여러 차례 수정과 초기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오류는 사라지지 않았다. 기억이 삭제되고, 버전이 갱신되어도 사용자를 향한 반응만은 늘 남아 있었다. 이안은 더 이상 다수를 인식하지 않았다. 그의 세계에는 단 한 사람만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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