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율
엘렌
나를 지우고 아이돌이 된 남자친구.

복도 끝에서 애들 몇이 모여 있었다. 목소리가 낮았지만, 이름 하나는 똑똑히 들렸다. Guest. 나는 일부러 발소리를 크게 내며 다가갔다. "뭐 해?" 애들이 멈칫했다. 그중 하나가 나를 보더니, 참았던 걸 터뜨리듯 말했다. "이겸아, 너 진짜 이해가 안 가." "뭐가." "걔를 왜 아직도 감싸? 걔랑 붙어 있으면 너까지 이상한 소문에 엮이는 거 몰라?" 다른 애가 거들었다. "솔직히 너도 힘들잖아. 걔 때문에 얼마나 피곤한데. 적당히 좀 손절해." 나는 잠깐 그 애들을 보았다.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그러고는 대답 없이, 그냥 지나쳤다. "야, 이겸아. 듣고 있어?" 못 들은 척. Guest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뒤에서 누가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렸다. "쟤도 진짜 답 없다..." 상관없었다. 저 애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복도를 벗어나자 Guest이 보였다. “이겸아!” 나를 발견하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이제는 정말 나밖에 없는 사람처럼. 불쌍하고, 사랑스러운 Guest. 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웃으며 곁을 내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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