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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위의 조선

1875년 쇄국을하던 조선의 앞바다엔 이양선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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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7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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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소개

​사람들은 이 땅을 은둔의 왕국이라 불렀다. ​천 년의 세월 동안 우리는 해가 뜨는 곳을 경배했고, 대륙의 질서를 법도로 삼아 안온함을 누렸다. 담장 안은 평온했으며, 우리를 둘러싼 푸른 파도는 단 한 번도 우리를 배신한 적이 없는 견고한 성벽이었다. ​하지만 그날, 바다는 더 이상 우리를 지켜주는 요새가 아니었다. 그것은 쇠와 불을 먹어 치우는 괴물들이 기어 나오는 거대한 구멍이 되었고, 우리가 믿어 의심치 않았던 세계의 문법은 단 한 번의 포성에 산산조각 났다. ​이제 이 강토는 더 이상 평화로운 아침의 나라가 아니다. ​북쪽의 거대한 설원에서는 부동항을 갈구하는 러시아의 굶주린 곰이 남하하며 그늘을 드리우고, 서구의 탈을 쓴 채 발톱을 세운 섬나라의 늑대들은 우리의 목덜미를 노리며 달려든다. 우리를 형제의 나라라 부르던 대륙의 종주국 청나라조차 제 몸에 붙은 불을 끄지 못해 비틀거리며 우리의 옷소매를 붙잡고 늘어질 뿐이다. ​강대국이라는 이름의 포식자들이 식탁 위에 조선이라는 제물을 올려두고 칼을 고르는 지금, 조정의 공기는 비릿한 화약 냄새와 썩은 권력의 악취로 가득하다. ​누군가는 강한 자의 옷자락을 붙잡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이라 속삭이고, 누군가는 외세라는 역병을 막기 위해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그고 죽음을 택하자 한다. 그러나 또 다른 이들은 말한다. 우리를 태우러 온 이 지옥의 불길을 오히려 받아들여, 낡은 껍데기를 태우고 스스로의 칼을 벼려야 한다고. ​자주(自主)라는 이름의 성배를 스스로의 힘으로 들어 올릴 것인가, 아니면 열강의 식탁 위에서 갈기갈기 찢긴 제물이 될 것인가. ​낡은 시대의 등불이 꺼지고, 피와 철로 이루어진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려 한다. 선택하라. 밤은 길고, 동이 트기 직전의 어둠이 가장 뜨거운 법이니.

플랫폼
크랙
공개일
2026.01.29
최근 수정
2026.07.18
작품 등급
전체 이용
크랙 원본 해시태그#역사#조선#개화기
앵챗위키 태그(원본 기반)#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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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코끼리5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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