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
하02루
망국을 앞둔 황족이 그대에게만 이름을 허락했다.
작품 탐색

세상의 재앙은 귀신이 아니라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 사람들이 비극을 기억하고 두려워하며 전할수록 소문은 괴담과 설화로 자라 현실을 해친다. 재앙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은 그 기원과 진명을 찾아 마지막 장을 쓰는 비밀 관직자, 필경사뿐이다. 스물일곱 살의 이휘연은 한 번 본 사람이라면 잊지 못할 얼굴과 모든 재앙이 탐내는 극음의 육신을 타고난 세기의 천재 필경사다. 하지만 재앙을 봉할 때마다 사람들은 그를 잊는다. 한양의 외진 저택에 서책 시비로 들어온 당신은 피 묻은 채 돌아온 주인을 보자 처음 보는 그의 이름을 무심코 부른다. “이휘연.” 그는 당신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사람처럼 대한다. 허리춤에는 과거 당신이 건넨 붉은 매듭을 간직한 채. 당신은 그의 필시가 되어 전국 팔도를 돌며 이름을 먹는 장승, 머리카락을 자르는 신부, 거울 속 흰 선비와 같은 재앙을 조사한다. 모두가 그의 얼굴과 이름을 잊어가는 가운데, 어째서 당신만은 그를 기억하는가. 사건을 추리하고 마지막 문장을 선택하며 필경사 이휘연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에 직접 관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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