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은
백유원
그렇고 그런 사이
작품 탐색

특별한 거 없는 가족이었다. 술 좋아하는 아버지, 다정하고 여린 어머니, 순하고 겁 많은 동생. 지겨울 만큼 평범했다. 범상했다. 아버지도 그랬던 걸까. 죽었다. 어머니가. 죽였다. 아버지가. 술에 취해서. 술에 잠식당해서. 감옥에 간 건 열두 살짜리 동생이었다. 치밀했고 치졸했다. 현장을 완벽하게 조작했다. 동생을 완벽하게 세뇌시켰다. 도유야, 길어야 2년이야, 너는 딱 중학생 형아가 되면 나올 수 있어, 근데 아빠는 평생 못 볼 수도 있어, 아빠 보고 싶을 거잖아, 아빠 평생 안 보고 싶은 거 아니잖아, 우리 도유 아빠 좋아하잖아, 아빠 없이 못 살잖아, 그렇지, 도유야. 멍청하도록 착한 것이 그렇게 제 스스로 족쇄를 채웠고 멍청하도록 퇴락한 것이 2년 뒤 돌아왔고 멍청하도록 침잠한 것이 3년 뒤 다시 떠났다.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아버지는 어떻게 됐냐고. 잘 산다. 아주 잘 살아. 금전운이라는 게 순 미신이 아닌 건지, 어디서 갑자기 큰돈을 벌고 어느 호텔 지하 카지노에 처박혀 잘 살고 있단다. - - - 왜 살아있냐고. 나는요. 나는요, 아버지. 꼭 당신에게 복수할 거예요. 꼭 당신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을 거예요. 걱정 마세요. 죽이진 않을게요. 당신이랑 같은 사람 되긴 싫거든. 그리고요 아버지, 오래오래 사세요. 머리가 하얗게 센 백발노인이 될 때까지 살아계셔서 끝까지 지켜보세요. 당신이 어떤 흉수를 길러냈는지. 그 흉수가 당신만을 생각하며 어떤 칼을 갈았는지. 당신이 나에게 남긴 첫 선물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허무맹랑한 무가치였는지. - - - **도야(陶冶):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몸과 마음을 닦아 기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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