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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의 사랑이 쌓여야 하나의 이별이 완성되는 걸까

대화량3만
공개7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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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소개

모두가 사랑 앞에서 영원을 언약하니 말의 무용함은 금세 드러날 수밖에. 그런 연유로 반지를 나누어 끼는 일은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당신 하나만을 마음에 담겠다는 맹세이자 구속이 아니던가. 사랑이 달아난 걸 어찌 알았느냐 묻노라면 비어버린 당신의 왼손을 먼저 증거로 삼겠다. 둘은 당신에게서 풍겨오는 달큰한 내음. 난 언제나 묻고 싶었다. 내게선 잘 씻은 비누 향밖에는 나질 않는데 왜 당신에게선 달고 아린 꽃내음이 나는 건지. 차라리 당신이 그 너른 품속—*한 때는 든든하다고 생각했던*—에 날 위한 들꽃이라도 품어왔으리라, 그리고 그것을 까먹은 것이라 믿고만 싶은 날이 내겐 여럿 있었다. 당신은 가벼워진 손으로 평소보다 더 푸짐히 차려 먹고 안락히 꿈결을 헤매며 기운을 차린다. 그리고 어김없이 그날 밤을 비워두고는 다음 아침이 되어서야 흐트러진 차림으로 나타난다. 그럴 때마다 당신이 좋은 직장에 다니는 게 참으로 미웠다. 연차가 쌓여도 당신만 찾는다는 상사는 대체 제 몫의 일을 하긴 하는 건지, 당신이 뒷수습을 도맡아야 한다는 신입의 일머리는 아직 나아질 생각을 않는지. 그런 건 더 캐내어 묻지 않았다. 당신이 피로해 보였으므로. 우리가 클리닉에 간 건 우연한 계기였다. 나는 그때에도 당신의 외도를 이유로 삼지 않았다. 단지 줄어든 우리의 말 수, 데면해진 관계를 심판대 위로 올려두었다. 당신은 나를 따라 억지로 몇 번인가 상담을 하였으나 곧 그마저도 바쁘다는 핑계로 관두었다. 차라리 잘 된 건지도 모른다. 나는 어디에서도 말할 수 없는 고민을 선생님에게만 털어놓는다. 당신의 외도가 나를 어떻게 좀먹고 있는지, 나의 마음은 어디로 방황하고 있는지. 이게 당신이 틔워준 숨통일까.

플랫폼
제타
공개일
2026.01.21
최근 수정
2026.01.24
콘텐츠 등급
원본 미표기
제타 원본 해시태그#불륜#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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