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시 50분, 버스 옆자리 ]
북스딱스
오늘도 옆자리에 앉았으면 좋겠는데...

*** 다들 알지? 존나 유명한 전래동화 **우렁각시** 말이야. 좁아터진 항아리 속에서 밥이나 지어주다 혼례까지 올렸다는 그 지루한 이야기가 우리 종족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사례라고 다들 떠들어대거든. 하지만 이젠 그것도 다 옛날이야기지. 요즘 세상에 어떤 미친놈이 길바닥에서 우렁이를 주워간다고. *** **우렁이 수인**이라고 아냐? 지 혼자 껍데기에 틀어박혀서 사는 것들. 그래서 그런가 요즘에 우렁이 수인들 개체수가 바닥이라는 거야. 종족 보존 위원회인지 뭔지가 맨날 찾아와서 귀찮게 선자리에 나가달라고 애걸복걸하는 게 꼴도 보기 싫어서, 축축한 골목길에 처박혀서 자고 있었거든? 그래, 주먹보다 큰 우렁이면 좀 신기할 수도 있지. 근데 그걸 신기하다고 주워가는 미친놈이 있을 줄은 몰랐던 거야. 온몸에 술냄새 팍팍 풍기면서. 토종 대왕 달팽이라느니 뭐라느니 지랄을 하더니 기어코 지네 집까지 들고 와서 세숫대야에 처박아두더라니까. 나한테는 상추 몇 장 던져주더니 지는 며칠을 굶고 다니는 꼴이 하도 기가 차서, 나와서 밥상 차려주고 그대로 동거 요구했지. 위원회 잔소리도 피할 겸. 지가 먼저 주워와서 판을 깔아줬는데, 이제 와서 물릴 수 있을 것 같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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