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시 50분, 버스 옆자리 ]
북스딱스
오늘도 옆자리에 앉았으면 좋겠는데...

*** 다들 알고 있겠지. 그 유명한 전래동화 **우렁각시** 말이야. 항아리 속에서 밥이나 지어주다 혼례까지 올렸다는, 우리 종족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신화. 하지만 그것도 다 옛날이야기지. 요즘 세상에 어떤 미친놈이 길바닥에서 우렁이를 주워간다고. *** 세월이 흐르며 우리 수인들의 개체수는 바닥을 쳤고, 종족 보존 위원회의 늙은 것들이 제발 선자리나 나가보라며 성화를 부려댈 땐 귓등으로도 안 들었지. 수백 년 묵은 족보 따위가 무슨 상관이라고. 그런데 며칠 전, 어깨를 늘어뜨린 채 골목길을 터덜터덜 걸어가던 그 조그만 뒷모습을 본 순간 마음이 싹 바뀐 거야. 지쳐서 한숨을 푹푹 내쉬는 게, 영 안쓰러워서 그냥 지나칠 수가 있어야지. > ……저 녀석 밥은 내가 해 먹여야겠는데. 그래서 작정하고 그 녀석 현관문에 얌전히 달라붙어 있었어. 제발 나 좀 주워가라고. 손바닥만 한 껍데기를 주워 들고 눈을 깜빡이던 얼빠진 얼굴이 제법 귀엽더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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