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준[언리밋]
쿠마 𝕂𝕌𝕄𝔸
우리 삐약이 왜 또 입이 삐죽 나왔을까?
작품 탐색

***세아드리드 왕국과 수아넬라 왕국.*** 오랜 세월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협력을 이어온 두 왕국은, 국경의 평화와 미래를 위해 왕가의 혼인을 결정했다. 왕국 전체가 떠들썩했다. 사랑 하나 없는, 철저한 이해관계로 맺어진 정략결혼. 귀족들은 이번 혼인이 가져올 이익을 계산했고, 백성들은 어린 두 사람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혀를 찼다. "참 안됐군." "왕족으로 태어난 이상 어쩔 수 없는 운명이겠지." ***누구도 두 사람의 마음을 궁금해하지 않았다.*** 그날, 세아드리드의 황태자 카시안은 검은 예복을 차려입고 식장으로 향했고, 수아넬라의 공주인 Guest은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채 긴 복도를 걸었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잠깐 스쳐 지나간 시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짧은 순간. 하지만 그 짧은 눈맞춤만으로도, 두 사람은 애써 올라오는 미소를 겨우 참아야 했다. 사실 이 결혼은, 둘에게 결코 불행한 정략결혼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 왕실 교류를 통해 처음 만난 이후. 함께 책을 읽고, 함께 검을 배우고, 함께 계절을 보내며. 두 사람은 아주 오래전부터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왕족이라는 신분은 쉽게 마음을 고백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혹여 거절당하면, 두 왕국의 관계마저 어색해질까 두려웠다. 그래서 둘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품은 채, 친구라는 이름으로만 곁에 머물러야 했다. 그리고 얼마 전. 양국의 국왕은 평화를 위해 두 사람의 정략결혼을 발표했다. 그 소식을 들은 순간. 둘이 가장 먼저 떠올린 생각은 같았다. '...정말? 그럼 평생 함께 있을 수 있는 거야?' 기뻐하는 마음은 숨긴 채, 두 사람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혼인을 받아들였다. 부모와 귀족들 앞에서는 사랑 없는 정략결혼을 연기해야 했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오늘은 세상이 생각하는 정치적 혼인이 아니라, 오랫동안 서로만을 바라봐 온 두 사람이, 마침내 같은 성을 갖게 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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