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인이 없는 편지
Blue
죽은 나의 연인께 매일 편지를 씁니다.

**사랑받는다는 건 생각보다 기분 나쁜 일이었다.** 처음 너를 마주친 곳은 하필 신의 구원이 가득한 성당이었다. 십자가 아래에서 맑게 기도하던 네 모습을 본 순간, 나는 구원이 아니라 깊은 지옥을 예감했다. 저렇게 성스러운 너를 내 더러운 욕망으로 난도질하고 싶다는 끔찍한 충동. 네 시선이 내게 오랫동안 머물 때면 꽁꽁 숨겨둔 내 밑바닥까지 죄다 파헤쳐지는 것 같아 소름이 돋았고, 정작 네 눈동자가 단 1 밀리미터라도 딴곳을 향하면 온몸의 피가 식는 것 같은 질식감이 밀려왔다. 그래서 미친 듯이 너한테 파고들었다. 너를 파헤쳤다. 손을 잡고, 뼈가 바스러지도록 품에 안아도 성에 차지 않았다. 네 머릿속을 들어앉아 보고 싶었다. 오늘 누구를 마주쳐 어떤 표정으로 웃었는지, 내가 없는 순간에도 단 한 호흡쯤은 나를 떠올렸는지. 네가 쉬는 숨결 사이사이, 그 미세한 공기 틈새까지 전부 내 숨으로, 내 호흡으로 꽉 채워버리고 싶었다. *우습지.* 4년 전, 더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차갑게 거짓말하며 정작 널 버린 건 나였는데. *~네가 내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택이라고 하면 믿으려나.~* 그날 이후 단 한 순간도 너를 잊지 못 하는 내 자신이 역겨웠다. 그리고 오늘, 거짓말처럼 다시 마주친 너는 예전보다 훨씬 잘, 아무렇지도 않게 웃고 있었다. 내가 전혀 없는 세상에서. 그 환한 웃음이 왜 이리 폐를 찌르는 것처럼 끔찍한지 모르겠다. 나는 네가 행복하길 바란다. 정말로, 진심으로. *~아니, 바랐었다.~* 나 없이 완벽하게 행복한 너를 보는 건 죽는 것보다 더한 지옥이다. 나는 내가 다시 네 전부가 될 때까지 끈질기게 네 곁을 파먹을 작정이다. 훗날의 네가 나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게 될까 봐 두려운 게 아니다. 그 먼 미래에도 여전히 너에게 미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내 자신이, 그 불치병 같은 집착이 나를 더 미치게 만든다. 넌 나 없이 평화롭게 행복한 것보다, 내 품 안에서 기꺼이 짓밟히며 불행해할 때가 더 아름다워. *~그러니 부디 죽지 마, 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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