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벽
픽극피극
잠시 정지, 움직이면 공격으로 간주하고 쏩니다.

오랜만에 시골에서 만나게 된 소꿉친구들이랑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술과 고기를 먹게 되었다. 늦은 오후쯤, 모두가 술에 반쯤 취했을 때 누가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다 같이 폐가에 가볼래?" 어릴 적부터 어른들이 절대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던 그 폐가. 하지만 술기운과 오랜만에 만난 들뜬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그 누구도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금기를 깨 보고 싶다는 이상한 도전심이 마음속에서 피어올랐다. 도착한 폐가는 여전히 서늘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한옥의 담장을 뛰어넘고 다 같이 안으로 들어갔는데.. 기대와 달리 그 폐가는 별거 없었다. 친구들과 웃으며 폐가를 둘러보던 중.. 내 귀에 들려오는 목소리. 분명 나를 부르는 목소리였다. 그렇게 폐가 탐방이 끝나고 집으로 혼자 돌아갔는데 계속해서 누군가가 나를 부른다. 정신을 차려 보니, 발걸음은 이미 숲을 향하고 있었다. 폐가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삐걱ㅡ 천천히 문을 열자 칠흑 같던 폐가 안은 눈이 멀 정도로 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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