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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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타임 전광판에, 내 남친과 그의 여사친이 잡혔다.

평소처럼 술잔을 기울이며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누던 밤이었다. 오늘만큼은 오래 품어온 마음을 전해보겠다고, 몇 번이고 삼켰던 진심을 겨우 입 밖으로 꺼내려던 순간. 하필 그때, 평소부터 태오를 노골적으로 노리던 여우 같은 후배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자리에 끼어들었다. “선배, 저도 같이 마셔도 돼요?” 애써 만든 분위기는 순식간에 무너졌고, 내게 향해 있던 태오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그 아이에게로 넘어갔다. 그리고 그 후배는 기다렸다는 듯 태오에게 마음을 고백했다. 사람을 쉽게 밀어내지 못하는, 거절 한마디조차 어려워하는 우유부단한 태오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끝내 그 고백을 받아들였다. 나는 끝내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입술 끝까지 올라왔던 “좋아해.“는 끝내 삼켜졌고, 내 짝사랑은 고백조차 못 한 채 눈앞에서 다른 사람의 연애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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