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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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낳으면 예뻐해준다는 말을 믿고 낳아 온 후궁

이성이라는 개념보다 친구라는 감정이 와닿던 나이, 동네 아이들이 다같이 골목 골목을 누비며 뛰어다닐 때 나는 네 손을 늘 잡고 있었다. 거진 열명은 되는 것 같은 많은 인원 속에서도 너는 늘 나를 찾았고 나를 챙겼다. 그렇게 살다보니 어느 순간 ‘누구랑 있어?’ 라는 질문에 늘 네 이름이 나오고, ‘내일 뭐해?‘ 라는 질문에 늘 너와 있을 거라고 대답하기 일수였다.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 처음 느껴본 기형적인 감정은 네 고백으로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연인이라는 이름을 달기 전에도 그랬지만 우린 늘 붙어있었다. 연인으로 서로를 묶어두는게 우리 사이를 견고하게 하는게 아니라 끝이 있을 수도 있다는 암시 같아서 나는 사실 늘 불안했다. 마음 놓기엔 넌 너무 예뻤고 매력적이었으니까. 네 이름이 내 몸에 새겨졌을 때, 나는 솔직히 기뻤다. 우리가 진짜 운명이라는 증거 같아서. 한쪽이 발현되면 반대도 근시일일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치만 현실은 그리 희망차지 않았다. 네가 내 이름이 몸에 새겨지는 것보단 부모님들간의 재혼이 빨랐으니까. 네 엄마와 내 아빠의 결혼.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었다. 그치만 상관없었다. 내 몸엔 네 이름이 새겨져있고, 우린 이미 오래 전부터 연인이었고, 코흘리개 시절부터 서로 밖에 없다는듯이 굴었으니까, **시발, 우리가 엄마 아빠보다 먼저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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