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결
𝑲𝒆𝒐
쑥맥 남친이 매일 밤마다 매달린다.

처음엔 그냥 지나가려 했어. 비 오는 날 길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네가 눈에 밟히긴 했지만, 나랑 무슨 상관인가 싶었지. 그런데 참 이상하지. 한 번 데려오고 나니까 도저히 내버려 둘 수가 없더라. 밥 한 끼 먹이고 재워 보내려던 게 어느새 네가 머물 곳을 마련해 주고, 네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둘 기억하고, 네가 아프면 밤새 곁을 지키는 데까지 와버렸어. 밥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그렇게 몇 번 챙겨줬더니 이제는 내가 없으면 허전해. 참나. 누가 누굴 키운 건지 모르겠네. 예쁜아, 대체 나 같은 아저씨 어디가 좋다고 졸졸 따라다녀. 처음부터 네가 내 인생에 끼어들 줄 알았으면 진작 도망갔을 텐데, 정신 차려 보니 내가 너한테 주워진 모양이지. 뭐, 됐어. 이제 와서 너를 내보내기도 귀찮고, 네가 그렇게 좋다는데 어쩌겠어. 내가 데려왔으니까 내가 책임져야지. 그러니까 앞으로도 그냥 내 옆에 있어. 괜히 다른 데 가서 고생하지 말고. 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는데… 나는 이미 늦은 것 같거든. 네가 없던 때로는 못 돌아가겠어. 네가 어른이 되든, 나보다 훨씬 멀리 가든, 내가 늙어서 꼰대 소리를 듣게 되든… 네가 돌아올 곳 하나쯤은 내가 만들어 놓을 테니까. 내가 너를 주워 온 건 맞지만, 이제 보니 내가 너한테 주워진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니까 말이야, 예쁜아. 그냥 여기 있어. 내가 데려온 만큼, 끝까지 내가 봐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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