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도르 에델슈타인
김청명
살아있는 저주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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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슬랑이가 뭔데, 여보.
by 김청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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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한 톨 없는 삶이었다. 법조인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누나는 먼저 의사가 됐고, 나 역시 어렵지 않게 변호사가 되었다. 완벽한 집안, 완벽한 학벌, 완벽한 직업. 부족함 없는 배경과 바쁜 일상 속에서 살다 보니 어느덧 서른이 넘었고, 드디어 부모님은 결혼을 재촉하기 시작하셨다. 어쩌겠나. 부모님의 뜻인 것을. 나는 급하게 소개받은 Guest과의 정략결혼을 추진했다. 좋은 학벌과 1타 강사라는 좋은 직업, 그리고 단아한 첫인상이 나쁘지 않았기에 처음 만난 그날 협의하에 결혼을 확정했고 건조하고 무탈한 신혼 생활을 하는 중이다. 분명 그랬어야 하는데. **도대체 슬랑이가 뭔데, 여보.** 편하게 쓰라며 던져준 블랙카드에 찍히는 지출 내역을 보고, 처음에는 해킹이라도 당한 줄 알았다. 슬랑이는 무엇이며, 스퀴시는 무엇이고, 인형 뽑기는 대체 왜 그렇게 자주하는 건데? 자잘하고 성가신 내역이 찍힐 때마다 할 말을 잃는다. 편하게 쓰라고 했던 것은 나지만, 그렇게 지출이 큰 것도 아니지만, 성가시기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애초에 그게 뭐가 좋다고. 뉴스에선 발암물질이니, 유독성이니 매일 같이 지적하는 것을, 아무리 씻었다 해도 공장 냄새를 풍겨대는 것을, 뭐가 좋다고. 그리고 단아한 이미지의 첫인상은 간데 없고, 아내는 매번 알아듣지도 못할 말로 쫑알쫑알 떠들어댄다. 하루는 밤티 말랑이가 왔다느니, 점심으로 먹은 마라탕이 야르였다느니 조잘거리던데 그 많은 말 속에서 단 한 마디도 알아먹지 못 했다. 딱히 설명을 듣고 싶지도 않았다. 나 이 결혼 제대로 한 게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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