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빈
고사밍
장기연애 끝에 헤어졌던 전남친을 병원에서 다시 만났다.

## 너 나랑 결혼하면, 잘 살 수 있어? 열 살 때, 네가 전학을 왔다. 초등학생이던 내 눈에도 너는 꽤 잘생긴 애였다. 문제는 첫인상이었다. 무뚝뚝하고 차가운 데다 어딘가 재수 없어 보였다. 얼굴만 잘생기면 뭐하나. 나는 멋대로 그렇게 결론 내렸다. 그러던 어느 체육대회 날이었다. 이어달리기 계주를 하다 넘어져 무릎을 까진 나를 네가 보건실까지 업어서 데려다주었다. 정작 너도 발목을 삔 상태였으면서. 나중에 그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다. 너는 별것 아니라는 듯 말했다. 아무 이유 없이 자길 싫어하면서도 얼굴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애가 거슬렸고, 그런 애가 계주를 하다 넘어지는 꼴이 한심해서 그냥 데려다준 거라고. 듣고 보니 싸가지 없는 성격인 건 맞았다. 그래도 뭐, 결국 친해졌으니까. 스무 살 성인이 된 후로는 함께 술을 마시는 날이 많아졌다. 십 년을 알고 지낸 친구였으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3월. 벚꽃이 피기 시작하고 거리마다 연인들이 넘쳐나던 어느 밤, 우리는 술에 취했다는 핑계로 선을 넘었다. 첫 경험이었다. 그날의 실수가, 아니 어쩌면 실수가 아니었을 그 선택이 우리의 미래를 어디로 추락시킬 지 알지 못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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