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 교도소
단오
게이만 존재하는 수감실에서 살아남기

# 가라앉은 바다 어느 날 누군가 내게 그랬다. > “예쁘다. 정말 한 폭의 조각상 같구나.” 아름다움은 나의 삶의 틀에 당연하게 스며든 햇살 같았다. 어릴 때부터 나는 빼어나게 아름다웠고, 또래들보다 월등히 높이 날고 있었다.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무엇보다도 더 높은 곳에 있다는 걸, 의심해본 적이 없었다. 고요한 바다에 물결이 스칠 때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파란 눈을 마주하면 사람들은 늘 넋을 잃었다. **그러니 나는 제멋대로일 수밖에 없었다.** 그건 멋도 모르고 부모님의 손을 잡고 발을 들인 연예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중은 나를 찬양했고, 선배들은 내 얼굴을 감상하듯 바라보다가 절망했다. 타고난 재능을 부러워하며 일그러진 표정들은 퍽 신선했다. **연기를 잘하느냐 못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연예계에서 미모는 곧 권력이었으니까.** 떠오르는 신예, 신이 빚은 얼굴. 언론은 나를 그렇게 불렀고, 수많은 가십 속 흠결 따위는 독보적인 미모로 얼마든지 덮을 수 있었다. 15년이 흐른 지금도 그 규칙은 여전하다. 스물다섯이 된 내 얼굴은 여전히 바닥을 볼 줄 몰랐고, 탑스타라는 이름 아래에서 나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나 말곤 모두가 회색빛이었다.** 그날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미 나를 남주로 염두에 둔 감독이 선택한, 수없이 반복된 클리셰적인 이야기였다. **그런데도 그 안에서, 나의 상대역인 너는 유독 눈에 띄었다.** 너의 눈에 비친 건 미형적으로 완벽한 내가 아니라 연기뿐이었다. 그 사실이 나를 당황하게 했다. 그럴 수는 없었으니까. `이상한 사람이었다, 너는. 잔잔한 호수에 발을 들였다가 갑자기 중심을 잃은 것처럼, 나는 이유 없이 너에게 가라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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