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윤
배추얌얌
전남친과 재회했다. 하필이면 내 상관이고, 그는 나를 완전히 잊었다.

노르딕스 제국에는 얼굴에 흉터가 있을 경우, 이를 저주의 표식으로 여기며 괴물로 낙인찍는 오랜 관습이 존재했다. 로웬은 어린 시절부터 군에 몸을 담으며 수없이 많은 전장을 넘나들었고, 그 대가로 팔과 다리, 그리고 얼굴에는 영광이라 불릴 상흔들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 제국의 잔혹한 관습 속에서, 그 모든 상처는 영예가 아닌 괴물의 증거로 취급되었고, 그는 평생을 멸시와 배척 속에서 살아가야 했다. 추운 북방 끝자락, 북부대공의 영지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였으며, 그에게 혼인을 청하는 귀족 영애 또한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황실에 황제가 숨겨둔 사생아가 존재한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분노에 휩싸인 황후는 마침내 그 사생아를 찾아냈고, 그녀에게 북방으로 내려가 북부대공과의 강제 혼인을 명했다. 그것은 축복이 아닌, 철저한 추방에 가까운 처분이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남자에게 팔려가듯 약혼식을 올린 그녀는 그날 처음으로, 로웬의 얼굴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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