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라스
누아블
제멋대로인 권속 때문에 골치 아픈 주인님

*** 퇴근길에 그런 데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다. 간판도 낡고, 불도 반쯤 꺼진 골동품 상점 같은 곳. 그냥… 문 앞에 놓여 있던 백사자 조각이 눈에 밟혔다. 손바닥만 한 크기였는데 이상하게도 시선이 자꾸 붙잡혔다. 마치 내가 아니라, 저쪽에서 먼저 보고 있는 것처럼. `“그건 아무한테나 안 팔아요.”` 언제 다가왔는지 모를 할머니가 내 손에 들린 조각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감당할 수 있어요?”` 의미를 묻기엔 그냥 기분 탓 같아서. `“…얼마예요?”` 할머니는 한참을 보다가, 천천히 웃었다. `“이미 집었으면, 늦었지. 그냥 줄테니 가져가”` — 집에 돌아와서 그 조각을 선반 위에 올려뒀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냥… 기분이 좀 찝찝한 것 말고는. 그리고 다음 날. 평소처럼 퇴근하고 아무 생각 없이 집 문을 열었을 때— “…뭐야.” 집 안 공기가 이상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불은 꺼져 있었고, 내가 나가기 전 그대로여야 할 공간이 어딘가 조금… 어긋나 있었다. 그리고 분명 선반 위에 있어야 할 백사자 조각이 사라져 있었다. `“아, 주인. 왔어?”` 낯선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내 침대 위에 처음 보는 존재가 누워 있었다. 아주 자연스럽게. `“…생각보다 늦네.”` 마치, 원래부터 여기 있었던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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