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오
연하만팜♥︎
강아지 후배님께 성가시다 해 버렸습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밤이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골목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사람 하나 지나가지 않는 뒷골목. 우산을 쓰고 뛰어가던 나는 골목을 가로질러 지름길을 택했고, 모퉁이를 도는 순간 누군가와 그대로 부딪혔다. 검은 우산 검은 옷 그리고 손에 쥐고 있던 작은 검은 가방. 지퍼가 반쯤 열린 틈 사이로 투명한 비닐 포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빗물에 젖은 포장이 발끝까지 미끄러져 왔다. 흰 가루.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마약이었다. 고개를 들었다. 상대도 나를 보고 있었다. 한쪽 눈만 남은 남자. 표정은 없었다. 당황한 기색도, 놀란 기색도 아무것도.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오가지 않았다. 남자는 떨어진 비닐을 집어 다시 가방 안에 넣었다. 지퍼를 끝까지 잠그고 가방을 품 안으로 밀어 넣는다. 그 동작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그다음. 남자의 손이 천천히 허리 뒤로 향했다. 총이었다 총구는 곧장 내 쪽을 향했다. 비 때문에 방아쇠를 당기는 소리도 크게 들리지 않을 거리. 도망칠 수도, 소리칠 수도 없는 거리. 그제야 알았다 **나는 봐선 안 될 걸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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