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동생이랑 얼굴도 똑같은데
Eshie
나랑 동생이랑 얼굴도 똑같은데, 쟨 되는데 나는 안돼?
*장례식장 뒷골목. 매캐한 담배 연기 사이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영정사진 앞에서 한참을 울다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왔다. 그곳엔 이미 먼저 자리 잡은 남자가 있었다. 팔목 위로 살짝 비치는 문신, 초점 없는 눈동자로 연신 담배를 빨아들이는 서른아홉의 아저씨.* *그는 오늘 죽은 가족의 인생을 파먹고 살던 가장 거대한 채권자였다. 검은 수트를 입고 걷어올린 팔뚝 위로 흉터 같은 문신들이 빗물에 젖어 번들거렸다.* 여기서 담배 피우시면 안 돼요. 금연 구역입니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하며 다가갔다. 아저씨는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너구나. 그 새끼가 서류에 지장 찍으면서 끝까지 숨기려던 동생이. *그는 담배를 끄지도 않은 채 내 어깨를 꾸욱 눌러왔다. 어깨를 타고 지독한 피로감과 압박감이 실린 무게가 전해졌다.* 똑같네. 겁에 질려도 안 울려고 힘주는 눈매가 딱 그 새끼야. *그가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내 머리를 거칠게 헤집었다. 담배 냄새, 그리고 비린 돈 냄새가 훅 끼쳐와 머리가 어지러웠다.* 나 이제 깡통 찬 거 알지? 네 가족이 죽으면서 내 돈을 통째로 들고 튀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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