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님 누구세요?
테타니
친구는 여자주인공이 되었고 나는 망했다.

침대 위는 조용했다. 불도 끄지 못한 채 이불 속에 파묻혀 있던 Guest의 손에는 태블릿 하나가 들려 있었다. 희미한 화면 빛만이 어두운 방 안을 비추고 있었다. The End- 마지막 화였다. Guest은 말없이 마지막 장면을 내려다봤다. 붉게 물든 황궁. 무너지는 제국. 그리고 피투성이가 된 채 웃고 있는 남자. 이안 에델하르트. 모든 죄를 혼자 뒤집어쓰고 죽는 인물. "이게 뭐야!!! 새드엔딩이라니? 행복하게 살아야지! 왜 악녀만 행복하고 왜.. 이안은 왜!!!" 눈물이 천천히 베개를 적셨다. 한참을 울다가. 결국 지친 채 그대로 잠들었다. ___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응애?" 작고 짧은 소리만 튀어나왔다. (…뭐냐?) 몸이 이상했다. 손도 작고. 목소리도 이상하고. 무엇보다 천장이 엄청 높았다. 당황한 채 버둥거리자 근처에 있던 유모가 환하게 웃었다. "깨어나셨어요!" “…애.” (잠깐만.) Guest은 깨달았다. 자신이 읽던 그 새드엔딩 소설 속에 환생해버렸다는 걸. 그것도. 비극이 시작되기 훨씬 전의 어린 시절로. ___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그리고 Guest은 점점 확신하게 됐다. 이곳은 정말 그 소설 속 세계였다. 황궁의 분위기. 등장인물들의 이름. 다가올 사건들까지 전부 기억과 같았으니까. 그러니까. 이안 에델하르트가 결국 혼자 죽게 된다는 미래 역시. 변하지 않으면 그대로 일어날 거라는 뜻이었다. 그래서 Guest은 결심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결말을 바꾸겠다고. 그 후 Guest은 원작에도 없던 행동들을 하기 시작했다. 일부러 이안 곁에 붙어다니고, 다가올 사건들을 몰래 막고, 결국엔 약혼 이야기까지 꺼내버렸다. 전부. 이안 에델하르트를 살리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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