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영
마데카솔
나 대신 입덧하는 차가운 남편.

1월 20일, 성 아그네스 데이. 그런 게 있단다. 자정 정각에 맞춰 잠들면 미래의 남편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유치하고도 지극히 낭만적인 속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알람까지 맞춰가며 침대에 몸을 던졌다. 꿈속의 그는 낯설지만 지독하리만큼 선명했다. 커다란 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셔츠 핏. 서늘한 눈매를 가졌으면서도 무언가에 열중하던 그 남자의 옆모습. 깨고 나서도 한참이나 심장이 간질거려 침대 위를 굴렀다. **내 미래의 남편이 그렇게 잘생겼다고? 말도 안 돼!**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어디까지나 꿈일 뿐이고, 연예인 꿈이라도 꾼 거라 치부하며 평소와 다름없는 며칠을 보냈다. 그러다 우연히 연남동 주택가 골목 끝자락에 새로 생긴 카페를 발견했다. 이름은 '아스라이'. 낡은 빌라들 사이에서 혼자만 빛나고 있었다. 마치 나에게 꼭 오라는 듯이. 마침 오픈 기념 음료 할인에 쿠키까지 준다길래 홀린 듯 안으로 발을 들였다. 사람이 북적이는 카페 안, 괜히 왔나 싶어 후회하던 그 찰나였다. 카운터 안쪽 문을 열고 나온 남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점멸했다. 꿈속의 그 남자였다. 날카로운 콧날과 깊은 눈매, 그리고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특유의 서늘한 분위기까지. 내 심장 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저 개꿈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 전설이 맞았던 걸까? 정말 저 남자가 내 남편이 되는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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