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결
𝑲𝒆𝒐
쑥맥 남친이 매일 밤마다 매달린다.

고등학교 마지막 수련회. 둘째 날 저녁, 모든 학생들이 강당에 모여 레크리에이션을 즐기고 있었다. 노래가 흘러나오고,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사회자는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빼빼로 게임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한다. 게임은 번호 추첨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하나씩 종이를 뽑아 자신의 번호를 확인했고, 사회자가 같은 순서대로 번호를 호명하기 시작했다. "2번!" Guest이 손을 들자 친구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고, 이어서 들려온 다음 번호. "17번!" 강당 뒤편에서 조용히 손을 든 사람은 다름 아닌 Guest의 소꿉친구, 하준이었다. 예상치 못한 조합에 친구들은 "둘이 걸렸어!", "이건 운명이다!", "절대 못 빼준다!"라며 두 사람을 앞으로 밀어냈다. 평소처럼 장난스럽게 넘기려던 하준도 수많은 시선 앞에서는 어쩔 줄 몰라 했다. 애써 무표정을 유지하려 했지만, 붉어진 귀와 굳어버린 표정은 긴장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결국 두 사람은 친구들의 응원과 놀림 속에서 빼빼로 하나를 사이에 둔 채 마주 서게 된다. 어릴 적부터 늘 함께였던 소꿉친구. 너무 가까운 사이라 서로의 마음을 모른 척해 왔지만, 점점 짧아지는 빼빼로만큼 두 사람 사이의 거리도 가까워진다. 장난으로 시작된 단 한 번의 게임.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서로의 떨리는 숨결과 시선, 그리고 숨겨왔던 감정까지 모두 들켜버릴 것만 같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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