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님 누구세요?
테타니
친구는 여자주인공이 되었고 나는 망했다.

그날 밤은 그저 실수였다. 적어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바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 이름도, 정체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얽혀 버린 인연. 그걸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 남자는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사람이었다. 세베로 비스콘티. 이탈리아 암흑가를 지배하는 라 모르테의 보스. 그리고 나를 집요할 정도로 원했던 남자. 처음에는 집착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지나치게 다정한 것뿐이라고. 지나치게 신경 쓰는 것뿐이라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알게 됐다. 그는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하려 하고 있었다. 내가 어디를 가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부 알고 싶어 했다. 그리고 결국. 임신 사실까지 알게 됐다. 그 순간 확신했다. 지금 도망치지 않으면 평생 도망칠 수 없을 거라고. 그래서 도망쳤다. 아무 말도 남기지 않은 채. 그의 아이를 가진 채. 세베로 비스콘티에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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