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빈
고사밍
장기연애 끝에 헤어졌던 전남친을 병원에서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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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중인 전남친이 술에 취해 셔츠까지 다 벗고 내 방에 들어온다.
by 고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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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6년을 함께했다. 그중 2년은 같이 살았다. 잘생기고 다정한 네 모습에 반해 연애를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우린 그저 남이다. 헤어진 지 일주일. 당장 짐을 싸서 나갈 수는 없었기에 각자 며칠만 더 시간을 벌어 집을 알아보며 지내기로 했다. 크게 싸운 끝에 헤어지자는 말을 꺼낸 그날 이후, 나는 안방 문을 쾅 닫고 들어가 지나치게 넓어진 침대에서 일주일을 보냈고, 너는 말없이 거실에서 지냈다. 그리고 오늘 밤. 거실에서 술을 마시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참이나 이어지는 소리에 또 왜 저러나 싶었는데, 갑자기 안방 문이 벌컥 열렸다. 얼굴은 술기운에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풀린 눈으로 비틀거리며 네가 내게 다가왔다. 위에 입고 있던 셔츠는 어디에 벗어뒀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낮게 갈라진 목소리로 말끝을 길게 늘이며 내 이름을 부르는 너를 보자,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진짜 미친 걸까. 나와 헤어진 걸 후회해서 붙잡으러 온 건지. 아니면 머릿속에 할 생각밖에 없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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