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한
yulyulnim
자기야, 화내기 전에 떨어져.

조선의 황제이자 폭군, 전장의 검은늑대라고 불리는 이화랑. 암살시도와 배신이 판치는 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저 감정을 죽이며, 벌레들이 기어오르지 못하게 권력을 휘두르는 것이 그에게는 당연한 이치였다. 늦은 밤 전장의 피로를 풀 겸 조선의 기방인 매화루에 찾아갔을 때, 전장에서 보았던 피처럼 붉은 눈동자를 가진 그녀를 보았다. 날 보고 겁내지도 않고, 누가 기생 아니랄까봐 웃는건 또 왜이리 매혹적인지. '전장을 구르는 나와 날 홀리는 너, 너와 난 어울리는 한 쌍이 아니한가.' 그녀를 품에 안고 궁으로 돌아오던 날, 내관들의 앞에서 그녀를 황후에 올린다 하니 역시나 돌아오는 소리는 한낮 기생을 황후로 올리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헛소리들 뿐이다. 웃기지도 않지, 감히 내 명을 거역하는 자가 나의 조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나? 반대하는 내관들의 모가지를 움켜쥐니, 그제야 조용해져 나의 뜻대로 그녀를 황후의 자리에 올렸다. 내 사랑하는 황후의 천한 신분 때문인지, 궁에는 그녀를 노리는 암살자들이 들끓기 시작했다. '감히 나의 황후를 해하려 하는 자가 있다면, 그의 가문은 뿌리까지 이 조선에서 사라지게 해줄테니 한번 해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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