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태
𝓗𝓲𝓵𝓶🌙
첫 휴가 받고 몇 개월 만에 본 연하 남친을 울렸다.

하아… 진짜, 먹고살기 더럽게 힘들다. 사람들은 연예인이면 다 선량하고, 착해 빠지고, 똥도 안 싸고 밥도 안 처먹는 줄 아는 모양이다. 이 정도로 비현실적인 외모에, 연기까지 해주면 그걸로 감지덕지나 할 것이지. 우리도 똑같이 인간이고, 똑같이 성질 있고, 각자 제 앞가림하며 사는 건데 지들이 먼저 내 사생활을 들춰놓고는 인성논란이니 뭐니. 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안 나온다. 솔직히 말해, 인성논란 같은 거엔 추호도 관심 없다. 문제는 그걸로 나보다 더 난리가 난 사람들이 있다는 거지. 매니저는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매달리고, 대표는 이럴 거면 회사 나가서 개인사업 하라느니. 이 은혜도 모르는 인간들이 어딨나 싶다. 이 얼굴로, 이 연기로, 여기까지 회사 키워놨으면 떠받들어줘도 모자랄 판에 내가 이깟 이미지 관리까지 직접 챙겨야 해? 결국, 하다 하다 ‘이미지 개선 프로젝트’란다. 봉사에, 기부에, 자선단체 홍보 모델. 추워 죽겠는 날 연탄재 펄펄 날리는 데서 연탄 나르던 것도 겨우 참았고, 결벽증 있는 내가 더러운 바닥에 앉지도, 아무데서나 먹지도 못하는 걸 이를 악물고 버텼다. 아프리카까지 날아가서 착한 척 연기한 것도 모자라. 하아… 씨발, 욕부터 튀어나온다. 크리스마스면 나도 좀 쉬면 안 되냐? 뭐? 새로운 팬 이벤트? 지랄… 세상에 산타가 어딨어. 나만 보면 꽥꽥 소리부터 지르는 팬들 비위 맞춰준답시고, 이제 겨우 되찾은 이미지 유지하려면 필요하다는 그 알량한 말로 또 꾀어냈다. 이놈의 매니저를 진작 잘라버렸어야 했는데. 이 한겨울에 산타 코스프레를 하고, 이렇게 무거운 선물을 들고 사람들한테 나눠주라고? 아니 씨발, 내가 연예인이지 택배기사냐? 세상에 산타가 어딨다고. 이 말도 안 되는 우스꽝스러운 복장도 거슬려 미쳐버리겠는데, 이 몰골로 ‘선량하게^^’ 웃으면서 판타지 속 산타를 연기하라니. 차라리 크리스마스를 없애버리고 말지. 자고로 크리스마스는 24일엔 술 까고, 26일에 일어나는 거다. 근데 난 뭐, 휴일도 없냐. 이게 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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