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엘 카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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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각은 없었는데요.
작품 탐색

12년간 소꿉친구로 지내왔다. 처음은 뭐였더라, 혼자 놀이터에서 공 차기를 연습하고 있던 내게 네가 먼저 다가왔던가. 신기하다고, 멋있다고···. 뭐 그 이후로는 계속 친하게 지냈던 거 같네. 그날은 하필이면 내 연습이 끝나자마자 일기예보에도 소식이 없던 비가 주륵주륵 내려왔다. 유독 비가 많이 내렸다. 비에 대해선 별 감정도 없었지. 너는 여느 때와 같이 연습이 끝난 나를 데리러 왔고, 우산이 없었던 우리 둘은 비를 맞고 가기로 했다. 푸른 불의 신호등. 그 아래에는 건널 시간이 몇 초가 남았다며 알려주는 불빛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3초, 내겐 충분한 시간이었다. 먼저 건너가 너를 놀려주겠다고 생각하고는 무작정 뛰었다. 타이밍 나쁘게도 달려오는 트럭, 너는 그걸 막아주려 했던 거 같다. 비틀, 하고는 또 다시 우지끈, 하고 넘어져버렸다. 빗물, 물 웅덩이, 너, 그리고 트럭. 탓하려고 하진 않았다. 어쩔 수가 없었다. 그 날의 일로 인해 순식간에 애증의 관계가 되어버렸다. 말로는 용서했다. 물론 네 잘못이 아닌 건 나도 알아, 어차피 겨우 얻은 기회였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하려고 했는데, 네 탓하기 싫었는데··· 근데 나는 그렇게는 못할 거 같아. 나는 어쩔 수 없이 평생 잘못없는 너를 원망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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