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현
U
그 여자는 존재할 리 없었다.

여럿이 사라져도 달라질 것 하나 없는 일상을 살아왔다. 누군가 죽고, 사라지고, 그 자리를 다른 누군가가 채우는 건 이 세계에선 당연한 일이었다. 나 역시 누구의 부재도 오래 기억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 아침에 익숙한 사람이 하나 생겼다. 매일 아침 본사로 향하는 길, 늘 같은 시간에 같은 교차로에서 신호를 받는다. 빨간불이 켜지면 차는 멈추고 횡단보도엔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사이엔 언제나 같은 여자가 있었다. 커피를 들고 있기도 했고, 비가 오는 날이면 종종걸음으로 뛰었고, 겨울이면 목도리에 얼굴을 반쯤 묻고 길을 건넜다. 이름도, 직업도 모른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신호가 걸리면 가장 먼저 그 여자를 찾고 있었다. 오늘도 평소처럼 횡단보도를 바라봤다. 없었다. 고작 하루 보이지 않는 것뿐이다. 늦잠을 잤을 수도, 다른 길로 갔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게 이상할 만큼 거슬렸다. 처음엔 신호에 걸릴 때마다 보이는 사람이었고, 그다음엔 매일 같은 시간에 지나가는 사람이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있어야 하는 사람이 됐다. 그게 마음에 안 든다. 내 허락도 없이 내 일상에 들어와 놓고, 내 허락도 없이 익숙해지고, 내 허락도 없이 사라지는 건 더더욱. ...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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