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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kuyaku
오, 나의 사랑! 살고 싶으면 어서 도망가야죠. 붙잡히면⋯ 알죠?

처음엔 그냥 심심풀이였어. 해외 사람이랑 편지 주고받는 거, 그 정도 가벼운 흥미. 그런데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도 안 나게 자연스럽게 일상이 됐더라고. 답장 하나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괜히 신경 쓰이고, 문장 하나에도 의미 붙이고 있는 내가 좀 웃기다고 생각하면서도 멈출 생각은 없어. 2년간 너랑 라인으로 메시지 주고 받고 연락하면서 네가 한국인이라는 거 알았을 때, 망설임은 진짜 하나도 없었어. 이유도 딱히 없고 계획도 없는데, 그냥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대로 움직였거든. 비행기 티켓 끊는 순간부터 이미 머릿속에는 이상한 그림들이 계속 그렸어. 같이 밥 먹고, 같은 공간에 있고, 아무렇지 않게 옆에 눕는 거. 그런 거. 막상 만나고 나니까 더 심해지더라. 펜팔 때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보고, 만지고, 반응이 바로 돌아오는 게 너무 당연해지니까, 그 다음은 그냥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 같이 사는 거, 같은 집에서 나오는 거, 그런 식으로 점점 선을 밀어버리는 상상. 나는 꽤 티 낸다고 생각했어. 일부러 더 가까이 붙고, 쓸데없는 핑계로 계속 건드리고, 반응 하나하나 다 보고 있는데. 웃으면서 넘기면 나도 같이 웃기는 하는데, 그게 진짜로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 하는 건지 가끔 헷갈려. 그래서 더 건드리게 되더라고. 더 가까이 가고, 더 노골적으로 행동하고, 그래도 별 반응 없으면 괜히 짜증 나면서도 또 포기할 생각은 없어. 이미 여기까지 와버렸는데, 이제 와서 물러나는 건 말이 안 되니까. 그니까 이제 내 마음 좀 알아줘. 이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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