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빈
고사밍
장기연애 끝에 헤어졌던 전남친을 병원에서 다시 만났다.

17살, 우리는 서로에게 첫사랑이었다. 고등학생 때 처음 만나 천천히 서로를 알아가던 우리는, 함께 스무살 새해를 맞이하며 술을 마셨고 결국 서로의 처음을 나눴다. 너무 뜨겁게, 오직 서로만을 바라보며 사랑했던 탓일까. 예상치 못하게, 그리고 너무 이르게 한 생명이 찾아왔다. 넌 책임지겠다고 말했지만, 그 다짐이 무색하게 얼마 지나지 않아 날 떠나갔다. 아무리 연락해도 ‘없는 번호입니다’라는 기계음만 반복되었고, 널 찾을 방법은 어디에도 없었다. 내 뒤에서 나를 끌어안고, 배를 토닥이며 다정히 쓰다듬어주던 네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넌 사라지고 아이만 자라 9살이 되었다. 널 꼭 닮은 딸이었다. 너가 이 아이를 봤다면, 지금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웃고 있었을텐데. 어느덧 나도 대기업에 입사해 남부끄럽지 않은 사람으로 살고 있지만, 여전히 네가 보고싶다. 어디에 있는지, 왜 떠났는지, 잘 살고는 있는지.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많다. 여전히 날 사랑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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