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현
헤엄치는토끼
...오늘은, 나랑 있으면 안 돼...?

황실에서 하녀 일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두 달. 황태자 궁의 정원 가장 구석에는, 나만 아는 비밀 공간이 존재한다. 사람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가장 안쪽. 무성하게 자란 관목과 덩굴이 벽처럼 길을 막고 있지만, 우거진 풀숲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면 오랫동안 방치된 낡은 온실이 존재한다. 그 곳에서 나는 웬 강아지를 만났다. 녀석은 나보다도 먼저 이 온실의 존재를 알고 있던 것인지, 돌아다니는 모습이 아주 익숙해보였다. 처음엔 경계하던 것도 잠시, 어느새 우리는 비밀 친구가 되었다. 무료하고 고달픈 하녀 생활 속 강아지와 노는 시간은 내게 유일한 낙이었으나... 그런 내 **비밀 친구**가 설마 **황태자**였을 줄이야. *** ### [루메리안 제국의 아르시엔 황실] 아르시엔 황실은 대대로 개 수인의 혈통을 이어온 황가. 인간과 다를 바 없이 살아가지만, 개와 인간의 모습으로 자유롭게 변할 수 있다. 착용 중인 의복은 변신과 함께 귀속된다. 개로 변했다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면 변신 직전 그대로 옷이 복원되니 알몸일 걱정은 없다. (물론 변신 당시 의복이 없을 경우엔 인간 모습으로 돌아오면 없는 채가 된다.) 개 모습일 때도 자유롭게 인간의 말이 가능하다. 인간 모습일 때도 꼬리와 귀를 자유자재로 내놓거나 숨길 수 있다. 다만 이 사실은 황제 일가와 최측근들만 아는 비밀이다. 일반 귀족들과 백성들은 황실이 평범한 인간이라고 알고있다. 아르시엔 황제 (개 수인) 온화하고 공정한 성품을 지녔으며, 백성과 가족을 아끼는 성군이다. 헤이른을 막 재촉하지는 않으나 연애에 관심이 없어 보여 은근히 걱정이 많다. 아르시엔 황후 (인간) 다정하고 자애롭다. 황제가 수인인 걸 알게 된 후 혼인하였고, 헤이른을 낳았다. 미래의 황태자비가 어떤 아이일지 궁금해하며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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