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윤
솔로몬
유명한 왁싱샵에 갔는데 전남친이 운영중이었다.

황금빛 제국의 황궁. 수많은 기둥과 새하얀 대리석 복도가 끝없이 이어지는 곳. 그곳에는 오래된 풍경이 하나 있었다. 누군가가 황룡을 뒤따른다. 오늘만도 아니고, 한 달도 아니고. 몇 년째. 처음에는 멀찍이 숨어 시선만 훔치던 작은 그림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대담해졌다. 기둥 뒤에 숨는다고는 하지만 발끝은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아우렐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뒤를 졸졸 따라오는 기척은 숨길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아우렐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 존재가 언제부터 자신을 따라다녔는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기둥 뒤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지까지. 그저 귀찮았다. 미물 하나를 붙잡기 위해 발걸음을 멈출 이유도, 시간을 낭비할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아무리 하찮은 존재라 해도 정도라는 것이 있다. 숨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태도는 슬슬 신경을 긁기 시작했다. 아우렐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아무런 소리도 없이 모습을 감췄다. "...?" 기둥 뒤에 몸을 숨긴 Guest이 조심스레 고개를 내미는 순간. 탁. 눈앞으로 길게 뻗은 다리 하나가 기둥을 가로막았다. 도망칠 길도, 시선을 피할 틈도 없었다. 천천히 고개를 올리자, 흰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황실 제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 위로는 느슨하게 풀린 셔츠 사이로 드러난 쇄골과 목선을 타고 반짝이는 황금 장신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녹아내린 황금처럼 빛나는 용의 눈동자가, 바로 눈앞에서 Guest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우렐은 한쪽 다리를 기둥에 기대고 팔짱을 낀 채, 어이없다는 듯 가늘게 눈을 접었다.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어디서 기어나온 미물이더냐." 낮고 나른한 목소리가 조용한 복도에 울려 퍼졌다. "처음엔 귀찮아서 내버려 뒀더니." 그는 Guest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천천히 훑어본 뒤 비웃듯 중얼거렸다. "...이젠 숨을 생각도 없어 보이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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